노안은 언제부터 올까요?
언제부터 가까운 곳을 보려할 때 불편해질까요?
사실 사람 눈은 성격과 비슷해서 이 사람 성격 다르고 저 사람 성격이 다르듯 누구는 일찍 오고 누구는 조금 늦게 오기도 하며 사람마다 전부 다르답니다.
통상적으로 40대 초반에 노안의 시작이 많은데, 이시기에 노안이 시작되신 분 중에 제 기억에 가장 살벌했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어떤 굉장히 동안인 고객님이 매장을 방문하셔서 요즘들어 가까운 곳이 잘 안보인다고 호소를 하셨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처음 30대 초중반으로 봤던 그 고객님이 사실은 40대 중반이셨습니다. 일단 동안에 한 번 놀래주고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검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이상하게 노안 증세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이를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실제 나이를 듣고 고객님께 현재 눈의 상태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러나 고객님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보통은 그런가요?",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하나요?" 라고 되묻는데 보통의 고객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설명하는 동안 고객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고, "사기치지 마세요! 당신이 무슨 전문가야?" 라며 윽박지르며 매장문을 박차고 나가버렸습니다.
순간 그 자리에 계셨던 다른 고객들은 "무슨 저런 경우없는 사람이 있지?"라고 생각하시기도 했지만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고객들도 있었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그 고객님이 다시 매장을 찾아왔습니다.
그날은 죄송했다면서 사과와 함께 안과를 다녀오셨는지 손에 처방전을 들고 계셨습니다. 다름아닌 돋보기 처방전이었습니다.
안과의사의 말에 의존해 군말않고 처방전을 가져온 그것이 자존심 상하고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고객은 고객이니 웃으며 기분좋게 "그러니까요 제말이 맞죠?" 정도로 끝내고 돋보기 착용에 주의사항을 잘 알려주었습니다.
안경사로 살아가면서 조금은 서글픈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게 전문성을 인정해주시고 많이 의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서서히 그때의 일은 간단한 경험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때 그 고객님께 돋보기 설명을 이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돋보기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람이 어떤 무거운 짐을 들고 먼 길을 가면 팔이 많이 아프고 힘듭니다. 이때 누군가가 옆에서 살짝 들어주기만해도 아주 힘이 됩니다. 돋보기가 바로 그런 일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거운 짐을 누군가가 들어줬을 때 아주 살 것 같은것도 잠시 다시 계속 길을 가다보면 다시 또 힘들어집니다. 나머지 반만큼 도와주고 있지만 그래도 나의 절반의 힘이 계속 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100세 시대로 40대는 굉장히 젋은 나이에 속하지만 노안만큼은 그래도 그 시기에 온다는것, 그리고 중요한건 안보이는걸 억지로 참으면서 자존심을 지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냥 간단히 돋보기든 누진다초점이든 장용해서 편안하게 글이나 스마트폰을 보시면 된다는것. 이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