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단둘이 서울남산타워 하루여행 다녀왔다.
최근 맞벌이를 시작하며 아내는 주말에 휴무잡기가 힘들어졌다.
아들과 단둘이 하루를 보내는것은 처음이다.
5살된 아들은 항상 화이팅이 넘치기 때문에 집에만 있을순 없는 노릇이었다.
고민고민하다 서울남산타워를 가기로 했다.
며칠전, 내가 다니는 곳의 직원이 남산다녀온 얘기를 하면서
돈까스가 맛있다고 꼭한번 다녀와보라고 했었다.
서울은 아무래도 주차가 힘들것으로 예상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인터넷검색을 통해 일산 에서 남산까지 가려면
전철을 한번 갈아탄후 버스로 한번 더 갈아 타야만 했다.
사실 간단했지만, 아들과 함께라면 절대 간단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 오늘 하루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한다 생각하자!"
아들은 '꼬마버스타요'를 좋아한다.
대중교통관련한 거의 대부분이 그 애니매이션에는 등장한다.
그중 '매트' 라는 이름이 전철이다.
아들은 전철이 도착할때 "매트다!" 라고 외쳤다.
자리가 한자리 있어서 아들을 앉혔다.
서울남산타워로 가는 첫관문기념으로 혼자앉아있는 아들 사진을 찍었다.
목소리도 크고 장난기가 많은 아들인데, 우려했던 생각과는 다르게 조용했다.
우리는 충무로(3호선)에서 내려 명동(4호선)으로 간뒤,
2번출구에서 버스5번을 타면 서울남산타워에 갈수 있었다.
전철에서 내릴때는 "매트안녕~!" 이라고 외쳤다. 하는 행동들이 너무 귀여웠다.
2번출구로 나오는 순간, 남산으로 가는 5번버스가 눈앞에 지나갔다.
다음버스를 기다릴려는데 25분~30분정도 소요된다고 벽에적혀져 있었다.(띠로리~)
아들은 길거리에 지나가는 버스색깔들을 보며
꼬마버스타요의 주인공들을 나열했다.
"아빠 저건 가니야" , "어 저기 로기다!"
어느새 다음버스가 왔다. 초록색의 5번버스는 로기다.
아들은 로기를 싫어했다. 이유는 빨라서이다.
남산타워 입구까지 올라가는 "로기" 는 시속 20키로 속도로 올라갔다.
나는 아들에게 말했다. "하나도 안빠르거든!!"
서울남산타워도착!
난 이번에 아들과 좋은 추억을 남기기위해
지난날 중고나라에서 구입한 소니카메라를 들고 왔다.
남는건 사진뿐이니까~
저멀리 남산타워가 보이는 곳에서 부터
틈만나면 사진을 찍어댔다.
아들은 아빠와함께 돌아다니는게 신이 났던지
혼자서 뛰어다니고 좋아했다.
아들을 위한 남산타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전망대~!!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바로 올라가면 왠지 금방 끝나버릴것 같아
맨마지막에 올라가 보기로 하고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서울남산타워에는 다들 아시겠지만, 사랑의 자물쇠가 유명하다.
예전에 아내와 연애하면서 자물쇠를 채우기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면서 많은 양의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이번 서울남산타워에는 약10년만에 방문하였는데
오늘따라 외국인들이 참 많았다. 외국인을 위한 이벤트로
한복대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곳도 있었다.
전망대 옆에는 봉수대가 있는데
왠일로 연기가 나고 있었다. 알고보니 봉화의식이 진행중이었다.
많은 외국인들이 신기한듯 구경하고 있었다.
봉수대에 들어가려 했는데 행사가 끝나면 들어갈수 있다고 했다.
아들은 연기 냄새가 이상하다며 코를 막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아들은 또래보다 키가 많이 크다. 현재 전국상위1%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식성이 좋지 않다.
밥먹는걸 너무 싫어했다.
점심시간은 다가오는데 맛있는걸 사주기 앞서
어떻게 밥을 먹여야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일단, 직원이 추천해준 옛날돈까스를 먹기로 하고
면종류는 그나마 잘먹는편이라 우동이 함께 나오는 셋트메뉴로 주문했다.
기다리는 동안 세워지지 않는 진동벨을 세우겠다고 장난친다.
남산옛날돈까스는 평소먹는 돈까스보다 약간 작은듯한 사이즈로 2개가왔다.
하나는 내가 먹고 나머지 하나는 아들에게 먹여볼 생각으로
열심히 잘게 썰어 아들에게 줬으나 완전 실패했다.
나참, 어떻게 단 하나도 안먹는지..
셋트로 나온 우동은 양이 많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반정도만 먹고 배부르다고 한다.
사실 '점심먹으러 가자!' 하고 식당을 찾다가 아이스크림을 본 아들이
아이스크림먹고 싶다고 떼를 쓰던 차에 식당으로 온것이다.
밥다먹으면 아이스크림 사줄께~!!
이약속으로 그나마 우동반그릇을 먹은것이다.
아빠와 5살아들의 협상에서 역시 갑은 아들이다.
우동반이라도 먹어줘서 고마웠다.
남산옛날돈까스는 소문대로 맛있었다.
다음에는 아내와 함께와서 같이 먹어야 할것 같다.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약속장소로 이동했다.
아이스크림가게로...
밥을 먹기전 무지개 아이스크림을 본 아들 첨 와본곳인데
어떻게 알고 "아빠여기야!" 하면서 길을 안내해줬다.
그러나, 직원이 자릴 비워서 무지개 아이스크림은 물건너 가고
옆쪽에서 츄러스초코아이스크림을 사줬다.
전망이 좋은 자리는 이미 만석으로 우리는 '하트의자' 라는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트의자는 예전에는 없었는데 이후에 생긴듯 했다.
가운데를 꺽어 하트형태로 만들어진 하트의자는
연인들 사이에서는 좋을것 같았다. 앉기만하면 가운데로 가까워질테니 말이다.
아들은 츄러스초코아이스크림중 츄러스는 빼고 아이스크림만 먹었다.
츄러스는 안좋아하는 모양이다.
선심쓰듯 아들은 "아빠도먹어" 하면서 츄러스를 내게 다줬다.
서울남산타워의 대망의 하이라이트!!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망대를 올라가기 위해서는 표를 구매해야 하는데
성인이 1만원 아이가 9천원이었다. 생각보다 비싸서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티몬에서 구매하면 미세하게 싸게 구입할수 있다고해서
약 2천원가량 할인받아서 티몬에서 구매했다.
직원에게 티몬에서 표를 구매했다고 하고 내이름만 말해주니 표를 주었다.
서울남산타워의 전망대 엘리베이터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보였다.
올라가면서 엘리베이터 천장에서 올라가는 영상이 보여졌다.
미디어아트로 꾸며져 진입공간부터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전망대에서는 360도 파노라마뷰를 감상할수 있다.
아들은 해발480미터 높이의 창밖을 내다보는데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예전에 아내는 많이 무서워했던것 같은데 아들! 남자는 남자다잉~!
한바퀴 쭉돌다보니 게임을 할수 있는 큰화면이 보였다.
아들이 하고 싶다고 해서 화면에 버튼을 눌러 게임을 해봤다.
남산타워 전망대에서 유일한 '무료' 인것 같았다.
시작 화면에는 카메라가 있었는지 나와 아들이 보여졌고
화면대로 따라 행동을 취했더니 당첨을 축하한다는 음성과 함께
기기옆에서 조그만 영수증이 출력되어 나왔다.
당일에만 사용가능한 공짜쿠폰~ 아싸~!!
이따 내려가면서 아들과 함께 음료수 얻으면 좋겠다 싶었다.
우리가 이게임을 하고나서 다른 여러사람들도 뭔가싶어 줄을서서 게임을 하였다.
다들 미션성공했다는 쿠폰을 받아갔다.
그러나,,기쁨은 그때뿐,, 어이없게도 내려가면서 쿠폰교환을 잠시 잊고 그냥 집에 와버렸다.. 뭐,,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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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돌아가다가 사탕가게가 보였다.
왠지 저걸보고 그냥 지나칠 아들이 아닐것 같아 되돌아 가려던 찰나,
이미 아들은 그쪽을 향해 뛰어 가고 있었다..
밥을 안먹는 이유는 저런걸 많이 먹어서 일까..
아들은 봉지에 사탕들을 담아서 점원에게 말했다.
"계산해주세요~!" 곧바로 나는 지갑을 열었다.
아들은 혼자서 맛있게 사탕과자를 먹다가 미안했는지 아빠도 먹으라고 한다.
서울남산타워의 전망대에서 서울시를 실컫감상하고 내려왔다.
아들은 엄마가 없으면 실시간으로 엄마어디있냐고 물어보고 울곤 했는데
이날만큼은 엄마 생각이 안났는지 전혀 궁금해 하지 않았다.
'내가 잘 놀아주고 있는건가..?'
내려오면서 아까 가보지 못했던 봉수대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행사는 모두 종료되어 들어갈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우리는 로기를 타야했고
아들은 로기가 너무 빨라서 절대 타지 않으려 했다.
"아빠가 로기한테 오늘은 천천히 달려줘" 라고 말해뒀다고 하니
그제서야 버스에 올라탔다.
아침일찍 집을 나서고 밤늦게 돌아오는 직업이라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지가 않았다.
아들과 함께한 오늘하루는 나에게는 정말 뜻깊었고,
아들의 순수함에 반한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