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광학과를 다녔던 저는 강의시간에 '안경은 남대문시장에서 배워야한다.' 라는 교수님의 말씀을 믿고 안경사 자격증을 취득하지마자 남대문시장에 있는 어느 한 매장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때 당시 지금의 아내는 제 여자친구였습니다. 여자친구의 아버지인 지금의 저의 장인어르신께서 사위될 사람이 서울로 상경한다고 경기도권의 단독주택 월세방을 직접 알아봐 주셨습니다. 좁은 방이 었지만 그때당시 시세보다 저렴한 편으로 역세권이기도 하여 아주 만족스러운 보금자리였습니다.



안경사라는 직업으로 생활하는데 있어서 초년차에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1년에 한번뿐인 국가고시를 합격하여도 다른 일자리로 떠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오랜 근무시간과 박봉에 시달리기 때문입니다.

제가 근무한곳은 24시간 오픈하는 매방이었습니다. 주간팀은 야간팀이 출근을 해야 퇴근을 할 수가 있었는데 야간팀이 늦거나 결근을 하는 날이면 철야를 뛰어야 했습니다. 저는 주간팀 소속이었는데 다행히 제가 근무하는 동안 철야를 뛴 적이 없었기에 진심으로 야간팀에 감사해 하며 일할 수 있었습니다.

8월의 어느 뜨거운 여름 밤에 에어콘 없이 선풍기 한 대로 의지하며 지내던 때였습니다. 에어콘이 없으면 잠도 못잘 정도로 몸에 열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월급을 받으면 에어콘 부터 장만하자는 생각으로 월급날만 기다렸는데 전달의 카드값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고 이것저것 필수적으로 내야할 돈들을 제외하니 세상에 월세 값도 못낼 정도로 돈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별로 쓴것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디 빌릴 곳도 없고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음날, 저는 복권방에서 로또 한 장을 구입하고 제발 뭐라도 당첨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실은 그날이 로또추첨을 하는 날이었는데 때마침 TV에서 로또추첨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TV를 응시하면서 번호를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번호 맞췄습니다. 첫 번째만 맞췄을 뿐인데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긴장되는 두 번째 번호는 아쉽게도 맞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에서 번호가 달라 '이제 끝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날 1등을 바랬었나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어지는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그리고 마지막 번호까지 연속으로 다 맞았던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일이 었습니다! 6개의 번호중 5개의 번호를 맞힌거였습니다. 그떄당시 로또상금은 국민은행에서 찾게 되어있었는데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남대문근처의 국민은행에 가서 행원에게 "로또 당첨되어서 받으러 왔습니다." 라고 했을 때 그 행원은  "아~4등당첨이요?" 라고 했다가 저의 로또번호를 확인하고 놀라워하던 그표정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그날 저는 에어콘을 바로 구입했습니다. 동생에게 용돈도 주고 좋은 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생각해도 참 신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정말 힘들고 지칠 떄 그런 일이 벌어지니 말입니다. '신이 나를 보고 도와주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후로 저는 가끔씩 로또를 하고 있지만, 그때와 같은 등수는 걸린적이 없습니다.

그럴때면 '아 아직은 내가 살만하구나' 라고 생각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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