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로 아버지께서 대기업 직장을 그만두시고 다른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전에 잠시 하시던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적국 어디에도 있을 정도로 흔한 '찜질방' 입니다.

그떄 당시만 해도 찜질방이라는 곳은 낮설었고 '목용탕도 아닌데 도대체 뭐하는 곳이지?' 했었습니다.

울산에서 작은 아버지와 함께 동업으로 100평 정도의 크기로 찜질방을 오픈하셨습니다.



작은아버지께서는 동업이었으나 원래 하시던 일이 있으셨기에 찜질방 운영은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하셨습니다.

24시간을 하는 업종이다 보니 낮에는 어머니께서 운영하시고 밤에는 아버지께서 운영하셨습니다.

다행히 장사는 그럭저럭 잘 되었습니다.

저는 군대에 있었고, 동생은 대학교에 재학중이었기 때문에 휴가를 나오거나 방학때가 되어야 부모님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아버니께서는 밤낮이 바뀌면서 많이 힘들어 하셨고 혼자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우리는 걱정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밤에만 일하는 아르바이트를 구하자고 아버지를 겨우 설득하셨고 나이어린 20대의 젊은 남자직원을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한번씩 찜질방 내에서 행사도 했는데 보험사에서 찜질방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설명회를 열게 해주면 설명회에 참여해주는 고객들에게는 사은품을 그리고 부모님 가게에는 소정의 돈을 지불해주기로 약조한 이벤트로 나름 찜질방을 이용해주시는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고 그런 이벤트를 개최할떄면 매출도 올랐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침에 출근을 하시면서 전날의 매출을 정산하셨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아르바이트생에게 특이사항을 전달받는데 그날따라 아르바이생이 자리에 없었습니다. 화장실에 갔을 것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정산을 위해 금고문을 열었습니다.

이벤트를 하고 난 다음날이라 매출에 약간 기대를 하셨는데, 금고는 카드영수증 몇장 외에 현금이 깨끗이 비워져 있었습니다.

그 아르바이트생이 밤새 모여 있던 돈들을 몽땅 다가지고 새벽에 도망을 갔던 것입니다.



찜질방 이용료가 그렇게 비싸지 않았기에 대부분이 현금결제였는데 아마 본인의 월급보다 몇배는 높은 금고의 돈을 보며 순간 혹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아르바이트생이 꼭 아들 같았고 어린 나이에 집을 나온 것 같은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행동을 저질렀겠냐고 하시면서 눈감아 주셨던 거였습니다.

이일은 나중에서야 알게되었지만 저 같았으면 바로 경철에 신고 하고 지구 끝까지 쫒아 갔을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은 군대에 있는 큰아들이 걱정할까봐, 동생은 대학생인데 공부에 집중 못할까봐 일부러 그런 사실을 말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찜질방은 부모님의 건강을 생각하여 자주오시는 단골 고객에게 저렴하게 가게를 넘기셨습니다.

건장한 아들들이 있었는데 그 시절 도와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죄스럽습니다.

아들을 둔 부모님이셨기에 그런 도둑질을 당하셔도 신고를 하지 않으시고 아들들이 걱정할까봐 일부러 함구 하셨던 나의 부모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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