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일어난 일입니다.
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이 시기에는 그 어느 때 보다 공부에 열중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하루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머리를 좀 식혀야 공부도 잘 된다.' 라는 생각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전 포스팅에서 저의 죽마고우 중 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와 고등학교 3학년을 함께 보냈습니다. 이 친구도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때마침 '인디펜던스 데이' 라는 영화가 개봉했고 흥행에 대 성공을 하던 참이었습니다.
너무 보고싶었지만 고등학교 3학년의 신분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눈치가 많이 보였습니다. 게다가 시험기간이라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꿈도 꾸지 못 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친구와 함꼐 상식 밖의 행동을 했습니다.
시험은 4일 동안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평소보다 빨리 마쳤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이용해 영화를 보기로 하고 부모님께는 도서관에 간다고 감히 거짓말을 했습니다. 영화감독이 꿈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때 당시의 영화관은 지금처럼 시설이 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의자 높이도 애매해서 앞자리에 키가 큰 사람이 앉으면 잘 보이지 않았답니다.
게다가 극장 내에서는 흡연또한 가능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친구와 저는 영화표를 구매하고 빨리 '인디펜던스 데이' 영화가 상영되기만을 노심초사 기다렸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인디펜던스 데이' 가 아니라 '더 록' 이라는 영화가 나왔습니다. 친구와 저는 망영자실하며 티켓을 다시 한번 확인했는데 분명 자리는 맞았는데 다른 영화가 시작된 거였습니다.
우는 탄식하며 '더 록' 이라는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니콜라스케이지 라는 외국 배우 주연인 그 영화를 처음에는 관심 없이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이 영화 보기를 너무 잘했다는 생가까지 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이제 집에가자." 라고 말하며 일어서려는 찰나에 바로 또 한편의 영화가 시작했습니다. 이럴수가! 우리가 처음에 보려했던 '인디펜던스 데이' 였습니다.
친구와 저는 횡재한 기분이었습니다. 티켓 한 장으로 두 편의 영화를 보는 행운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순간만큼은 고등학교 3학년의 시험기간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집중적으로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를 봤습니다.
그렇게 두 편의 영화를 다 보니 진짜 엉덩이에 쥐가 날 뻔 했습니다. 공부를 한것도 아니었는데 너무 몰입한 나머지 눈은 충혈되어 있었습니다.
그날 일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지금도 그 친구와 술이라도 한잔할 때면 그날의 일들을 안주삼아 얘기합니다. 그리곤 말합니다. "그떈 정말 우린 미쳤었다." 라고 말입니다.